생산성 향상 측면에서도 수많은 AI 비즈니스 기회가 등장할 것입니다. 그런데 ‘AI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라는 아젠다는 뻔해보일 수도 있어서 (SaaS에 AI 붙이는건 이미 너무 흔해졌잖아요?), 오늘은 보다 디테일한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좋을 몇가지 관점과 그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For B2B Generative AI Apps, Is Less More? | Andreessen Horow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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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는 그동안의 GenAI 어플리케이션들이 정보의 다양성에 초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여러 정보들을 합성해서 인사이트로 전환시키기 위해 AI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AI를 인간의 의사결정의 질과 속도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용해야한다는 의미이자, 적절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덕트의 UX를 잘 설계해야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Report: Glean Business Breakdown & Founding Story

Glean raises $100M series C at $1B valuation to power search and discovery across workplace SaaS apps

관련해서 기업 내부에서의 검색 환경을 제공하는 Glean 같은 서비스를 주목해볼만 합니다. Glean은 필요한 업무나 정보가 있을 때 회사와 연결된 모든 앱들을 검색해서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회사에서의 개인의 프로필을 바탕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함께 일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개인화된 검색 결과물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Glean은 100개 이상의 API를 사용하여 다양한 서비스들을 indexing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이는 LLM에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실제로 Glean은 LLM의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저는 Glean을 보면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해자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잘 조합하고 연결시키는 것 또한 강력한 해자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API의 사용이 보편화된 시대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LLM 시대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로 Glean과 관련해서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에이전트 AI를 만드는 Lindy.ai 라는 서비스도 살펴보시면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AI startups: Sell work, not software

Benchmark Capital의 Sarah Tavel은 통념과는 반대로 앤드 유저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관점보다는, 일 자체를 판매한다는 관점으로 고민해보라고 조언합니다 (To do this, rather than sell software to improve an end-user's productivity, founders should consider what it would look like to sell the work itself. ) 마치 YC의 ‘10배 나은 제품을 만들어라’가 떠오르는 문장이네요.

이 글에서는 EvenUp이라는 개인 상해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AI 로펌 스타트업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변호사가 사건을 검토할 때 필요한 의료 기록들을 분석해서 해석을 제공하는 서비스), 일반적인 관점으로 AI로 법률 시장을 혁신하려고 든다면 사람이 하는 일을 AI를 통해서 효율성을 증가시킨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겠지만, EvenUP의 경우에는 아예 최종 법률 패키지를 AI가 만들어주면서 사람이 하는 일 자체를 대체해버리는 프로덕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코파일럿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 일자리를 완전히 재구성/재정의 할 수 있는 AI를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해보입니다.

Lilys AI : 릴리스에이아이 - 영상을 넣으면 깔끔한 요약노트로

다만 반드시 화려하고 강력한 기술을 가진 서비스만 성공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가 요즘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서비스인 릴리스AI를 소개합니다. 유튜브 링크를 넣어주면 내용을 요약해주는 서비스인데, 저 같이 영상보다는 텍스트를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유용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2주 만에 사용자 1만 명을 달성했고, 사용자의 재방문 비율도 3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특히 릴리스AI는 YC 유튜브의 영상을 요약 정리한 링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초기 이용자를 획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보니 단순한 생산성 증대 서비스를 넘어서 마치 레딧과 같은 콘텐츠 마켓플레이스로도 나아갈 수 있어보입니다. 즉, 릴리스AI가 지금처럼 유저들에게 가치있는 프로덕트를 제공해주면서 네트워크 효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면 무서운 서비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9: $0에서 $2.5M ARR까지 - 생성형 AI 스타트업 Jenni AI 스포트라이트 - jasonlee

릴리스AI 처럼 Jenni AI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잘 성장하고 있는 프로덕트입니다. Jenni AI는 리서치 페이퍼, 에세이 등 긴 컨텐츠에 특화된 글쓰기 도우미 서비스인데,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글을 작성할 때 옆에서 서포트를 해주는 코파일럿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프로덕트의 철학이 인상깊은데 창업자인 David는 “human in the loop”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좋은 프로덕트는 유저와 LLM을 잘 연결해줄 “great user experience and tools”이 핵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좋은 프로덕트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