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들은 항상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AI의 등장은 VC들에게도 보통의 기술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AI를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바라보는 관점들을 담은 글들을 다수 발행했으며, 엄청난 속도로 AI 관련 기업들에 투자를 진행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주요 VC들이 AI를 바라보는 관점을 담은 글들을 읽어보면서 여러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Generative AI: A Creative New World
세콰이어 캐피탈은 ChatGPT가 등장하기 전인 작년 9월에 발행한 이 글은 ‘Generative AI’라는 표현을 대중화시킨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AI는 ‘분석’에 능했다면, LLM(자연어처리 모델)은 ‘생성(창조)’에 특화되어있다는걸 강조한 글입니다. 실제로 알파고가 한창 핫하던 시절에는 AI가 반복 작업에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으나, LLM의 등장으로 지식 작업에도 AI가 도입 될 수 있다는걸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죠.
또한 세콰이어는 이 글에서 생성 AI를 활용한 수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는데, 예시로 카피라이팅, 코드 생성기, 미술, 게임, 미디어, 디자인, 소셜 등을 언급하고 있네요. 더 많은 뛰어난 사용자의 확보를 통해 모델 개선을 이루는 플라이휠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와 유사하다고도 이야기하고 있네요.
지금이야 위의 내용들이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글이 나오던 당시에는 주변에 GPT-3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극히 드물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세콰이어가 미래를 굉장히 잘 예측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년뒤, 세콰이어는 엄청난 일들이 있어났다고 소회를 밝히며 업데이트 글을 발행했습니다. 그동안은 새로운 기술의 신비한 점을 탐색하는 ‘Act 1’의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인류의 여러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Act 2’로 접어 들었음을 언급하고, 변호사를 위한 Harvey, 디지털 동반자를 만들고 있는 Character.ai 등을 예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I Market Map을 모델 중심에서 → 버티컬로 나눠서 구성하기 시작했고, AI 인프라 스택 또한 추가했습니다.
작년 글에서 잘못된 점들 또한 언급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혁신이 훨씬 빠르게 일어났으며, GPU가 병목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아직 인프라-어플리케이션의 완전한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이렇게 나뉠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긴 합니다), 데이터 말고 다른 해자(워크플로우 혹은 사용자 네트워크 등)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AI 서비스들이 DAU/MAU 측면에서 기존의 주요 앱들에 비해 수치가 낮음을 지적하면서, 아직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합니다 (= ChatGPT가 모든걸 다 해결해준다는 가설을 부정하는 것 같습니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모델 개발 차원에서 다양한 개발 스택들이 등장하고 있고, Langchain으로 대표되는 개발 프레임워크, RLFH와 미세조정의 가능, Pinecone 등의 벡터 데이터베이스, Coreweave 등의 PaaS 등의 업체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즉, 개발 인프라 차원에서의 발전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AI 어플리케이션 개발 난이도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덕트 개발 차원에서 새로운 인터페이스, 새로운 편집 워크플로우, 정교해지는 에이전트(자율) 시스템, (개인 최적화가 아닌) 전체 시스템 최적화라는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결국 세콰이어는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서 뛰어난 가치를 제공해주는 프로덕트가 등장한다는데 확신을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세콰이어는 AI 어플리케이션에 큰 베팅을 진행할 것임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The Adoption of AI Will Change the Software Value Chain | by Erin Price-Wright | Index Ventures
저에게 있어 세콰이어의 글이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주었다면, 인덱스벤처스의 글은 디테일을 잡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덱스는 15년 전 클라우드의 등장과 함께 SaaS가 부상한 것 처럼, AI를 기반으로하는 새로운 플랫폼 전환의 시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프로덕트를 사용함에 따라 더더욱 ‘개인화’가 이루어지면서 해자가 강력해지게 된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글 또한 인상깊었던 글인데, 지난 50년간 소프트웨어의 기반은 데이터베이스였다면, 앞으로는 머신러닝 모델이 기반이 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데이터베이스 발전의 역사와 머신러닝을 비교하면서 주장하고 싶은 내용은 ‘모델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도 자연스럽게 AI 모델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라는 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AI 모델을 어떻게 사용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닌, 결국 뛰어난 제품 경험을 통해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Every Software Application Will Incorporate AI | by Catherine Wu | Index Ventures
위의 글은 모든 소프트웨어에는 AI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특히 1) 브레인스토밍 혹은 스토리텔링과 같은 창조적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2) 법이나 의학 같은 전문 지식에 AI를 도입하고 3) 기업의 워크플로우에 AI 도구를 임베딩하는 것이 기회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인터페이스 단에서의 혁신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덱스는 SaaS 투자에 진심이었던 하우스 답게 생산성 측면에서의 AI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걸 볼 수 있습니다.
Why AI Will Save the World | Andreessen Horowitz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a16z 답게 수많은 AI 관련 글들이 업로드 되어있는데요. 이중에서 마크 안드레센이 작성한 위의 글은 a16z가 큰 틀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글입니다.
기본적으로 마크 안드레센은 AI를 지능이라고 생각하고, 인간의 지능을 근본적으로 강화시키는 기술로 접근합니다. 즉, AI를 인간의 서포터(일종의 비서)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부분의 작업들은 인간이 하는 것보다 AI가 하는 것이 더 뛰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우려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은 AI로 인해서 생산 효율이 극적으로 도약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들이 매우 저렴해지면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거대 담론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