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펼쳐나감에 있어 ‘타이밍’이라는 요소는 아주 중요합니다. 따라서 AI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앞으로 산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나는 어느 시점에 진입을 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최소한의 큰 그림 정도는 그리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아예 밑그림이 없는 상태 보다는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이 대응이 쉽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 주제를 골라보게 되었습니다.
Early days of AI (and AI Hype Cycle)
수많은 유니콘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Elad Gil은 GPT-3가 탄생한 2020년 6월을 AI 산업의 새로운 타임라인의 시작이라고 정의했으며, 위의 사진처럼 4번의 큰 웨이브가 온다고 예측했습니다.
ChatGPT나 미드저니 같이 GenAI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서비스들이 첫번째 웨이브를 만들어냈고, 현재는 Perplexity, Langchain, Harvey과 같이 GPT-3.5/4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시점이자, Notion, Canva 같은 기존의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AI를 접목시켜서 서비스를 출시하는 시점이면서, Microsoft, Adobe 같은 빅테크 기업들 또한 빠르게 AI를 접목시키는 두번째 웨이브의 시점입니다.
중요한건 Elad Gil이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다음 웨이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연어 외에도 음성이나 비디오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의 형태의 등장을 바라보고 있고, 대표적인 예시로 음성 AI 전문 기업인 Eleven Labs를 들고 있습니다. 이후 24~25년 정도에는 빅테크 기업 외의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AI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는 시점이 오며, 이때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하며 AI에 대한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4번째 웨이브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AI 서비스 등장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데, 혹시 이번에도 하이프 아니야?’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래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고, ChatGPT가 나온지 이제야 1년이 된 시점이며, 좋은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들이 올해 들어서 빠르게 깔리고 있고, 이미 YC 같은 얼리 스테이지를 보면 AI 프로덕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걸 보았을 때 Elad Gil이 말하는 3번째 웨이브의 시대는 곧 다가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한 산업에서 좋은 레퍼런스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그 플레이북이 다른 산업들에서도 비슷하게 접목되면서 아주 빠르게 확산되지 않을까 싶네요.
[Two Cents #58] Generative AI 투자 기회에 대한 생각
미래를 예측하는데 있어 과거의 패턴을 들여다보는 것 만큼 도움이 되는게 또 있을까요. 인터넷 시대를 온전히 경험하신 허진호 대표님은 큰 혁신이 등장할 때에는 공통적으로 아래와 같은 흐름이 반복되며, AI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1번 흐름에서 언급된 “대개 기존 방식으로 가능하지 않거나, 가능하기는 하지만 friction, pain point가 큰 부분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소하면서 열광적인 초기 사용자들이 몰리는 경우”를 현재 시점에 대입해보면 ChatGPT와 뤼튼, DALL-E & 미드저니 인 것 같고, 장난감 같은 새로운 시도로는 캐럿, 스노우의 에픽과 같이 AI 필터를 사용한 카메라 앱이 대표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AI 카메라앱 서비스들이 큰 트래픽을 모으는 것으로 보았을 때, 1번 흐름의 정점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2번 흐름의 도래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습니다 (물론 캐럿과 같은 서비스들이 어쩌면 2번 흐름을 이미 열고 있는 기업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특히 캐럿과 같은 서비스들로부터 큰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의 강력한 해자는 유저들의 얼굴 데이터 학습으로부터 형성되고 있고, 타겟 광고의 대안이 될 수 있어 보이는 AI 네이티브 광고를 제안하고 있다는 부분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이처럼 현재 등장하고 있는 서비스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내용들은 3주차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빌게이츠의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책은 그가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이 가득 담긴 책인데, 특히 PC 시대에 대한 귀중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정보화 시대에 대한 전망들이 담겨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미래를 잘 예측해내었습니다).
“나는 1970년대에 워드프로세서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업체 사무실에 보급시켰다고 언급했다. 처음에는 문서편집을 전문으로하는 왕 워드프로세서가 그 시장을 석권했다. → 몇년 뒤에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했다. 개인용 컴퓨터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놀랐다. PC 사용자는 워드스타를 쓰다가 곧바로 비지캘크 같은 스프레드시트용 프로그램, 디베이스 같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용 프로그램을 쓸 수 있었다. 워드스타, 비지캘크,디베이스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용 컴퓨터를 사게 하는 구매 동기가 되고도 남았다. 그 프로그램들이 바로 킬러 애프였다.”
위의 문장을 지금의 AI에 대입해보면 현재 ChatGPT는 마치 워드프로세서처럼 보이며, 앞으로는 각기 다른 사용처를 가지고 있는 버티컬 어플리케이션으로 쪼개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출시된 OpenAI의 GPTs는 쪼개질 어플리케이션들을 한 곳에 품고 싶어하는 OpenAI의 움직임으로 느껴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