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것에서 → 모델을 가져다 쓰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해자를 쌓을 수 있을지 고민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이제부터는 기술력보다는 다른게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요. 하지만 결국 답은 심플할 것 같습니다.
"proprietary data and product are two good places to focus for building value--what else?"
결국은 뛰어난 제품이 승부를 가를 것 같은데, 이번에는 특히 ‘데이터’가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사용자들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잘 수집하게끔 UX를 설계하고, 그 데이터를 AI에게 잘 제공하며, 나온 결과를 사용자에게 잘 서빙하고, 이 과정에서 나온 고객의 피드백을 잘 수집하고 반영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프를 계속해서 돌리는 것이 정석적인 방법론일 것 같습니다. 즉, 지금까지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과 유사하지만, 사용자로부터 적절한 데이터를 끌어내고 이걸 AI와 커뮤니케이션 시키는 능력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만 해도 각 버티컬에서 가장 ‘많은’ 도메인 데이터를 가진 사업자들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있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들이 버티컬에 최적화된 코파일럿을 만들어서 서비스하는게 가장 타당해보였고, 더 나아가서 Auto-GPT같이 여러개의 에이전트들을 실행하면 최종적으로는 알아서 답을 찾아가게끔 만드는 ‘자비스’와 같은 존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민해볼수록 무작정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보다 정말로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가장 ‘필요한’ 데이터를 잘 수집하는게 당분간은 핵심이 되겠구나 싶고, 디테일하게는 개별 사용자의 배경지식 & 니즈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가 버티컬 어플리케이션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AI를 통해 무엇이 가능해졌을까를 생각해보니 ‘초개인화’라는 특성이 대표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 특성을 잘 살려내기 위해서는 개별 사용자로부터 데이터를 끌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기존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나 SaaS 같은 소프트웨어는 이미 만들어져있는 ‘버튼’을 통해 컴퓨터와 소통해야했다면 이제는 ‘자연어’를 통해 소통이 가능해졌고 그만큼 사용자들의 행동이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고 살려내는 방식으로 프로덕트를 설계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ByteDance | TikTok: Origins, How They Grow, and The Future of The Internet
제가 특히 주목해서 보고 있는 기회는 '각 버티컬의 틱톡화' 입니다. 바이트댄스는 처음에 머신러닝을 활용한 개인화 추천 뉴스 서비스 진르터우탸오로 시작해서 동일한 매커니즘을 영상 콘텐츠에 적용해 틱톡을 탄생시키며 유튜브 이후 가장 성공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는데요. 저는 바이트댄스의 성공 요인으로 '빠른 데이터 이터레이션과 이를 통한 개인화 추천'이 핵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전까지는 이러한 모델을 작동시키기 위해선 직접 모델을 구축했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매우 높았지만, 이제는 이미 구축되어있는 모델을 활용하면 되니 도전에 대한 난이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아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틱톡과 유사한 접근법으로 만들어진 프로덕트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아마도 한 영역에서 성공 케이스가 나온다면 다른 사업에도 그 방법론을 유사하게 적용해보면서 각 산업마다 우위를 가져가는 플레이어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마치 모바일 시대에 공급자와 수요자를 잘 연결지으며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는 사업자들이 각 산업마다 탄생한 것 처럼 말이죠.
산업적인 측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저는 이런 생각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탄생한 이후로 모든 분야에 있어서 앱이 개발되었고 모빌리티나 핀테크와 같이 엄청난 혁신을 만들어낸 산업이 탄생했지만,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큰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은 분야들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의료와 교육 시장을 생각해보시면 국내에 유니콘 기업이 거의 탄생하지 않았는데요. 워낙에 이해관계자들이 많아서 난이도가 높다는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저는 어쩌면 모바일 앱이 해당 시장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반대로 AI가 아직 풀지 못한 문제들을 풀어보는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산업에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말은 그만큼 일하는데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다는 말일 수 있는데 이걸 AI가 비서 역할을 해줌으로써 리소스를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루닛이 AI를 활용해 의사에게 진단과 판단을 돕는 보조 기구를 제공해주며 성공하는 케이스를 보면서 이러한 생각이 더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가 지나갔음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찾아보면서 가장 적절한 산업을 선택해보고, 이 안에서 바이트댄스와 같은 방식으로 AI 프로덕트를 하나씩 만들어 나간다면 한 산업에 굉장히 큰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AI는 너무 뛰어난 기술이기 때문에 결국 모든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 같긴 하지만요.
Q.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하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혹시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에 이번 AI 시대에서는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라는 의견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앞으로 AI 프로덕트를 설계하는 여러분만의 방법론이 있으실까요?
Q. AI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저는 바이트댄스로부터 힌트를 얻으려고 노력했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레퍼런스가 떠오르시나요?
Q.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결국 풀지 못한 문제가 무엇이 있을까요? 아니면 여러분들이 각자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은 무엇이고, 그것이 AI를 통해서 풀어볼만한 문제일까요?